SWOT분석 -가장 위험한 전략, 평균.
SWOT분석 -가장 위험한 전략, 평균.
거의 모든 현장에서 전략을 도출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매트릭스, 바로 SWOT 입니다. SWOT분석은 자사의 내부적인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그리고 외부적 환경에 의한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인데요.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들을 정리한 뒤, 4가지 요소들을 조합하여, 아래와 같이 4가지의 전략을 도출합니다.
SO전략(강점-기회전략): 기회를 활용하고 강점을 사용하는 전략,
ST전략(강점-위협전략): 위협을 회피하고 강점을 사용하는 전략,
WO전략(약점-기회전략): 약점을 극복하고 기회를 활용하는 전략,
WT전략(약점-위협전략): 위협을 회피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전략,
만약 SWOT 분석을 한번도 해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바로 매트릭스를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자사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외부적인 기회요인과 위협요인들을 채워넣습니다. 아마 빈칸을 채워넣다보면 강점에 들어가야 하는 항목인지, 아니면 기회요인에 들어가야하는 항목인지 애매한 것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럴때는 통제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스스로 통제 가능한 것은 강점과 약점 항목에,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항목, 예를 들어 금리, 시장성장율, 소비트랜드, 정부지원정책 같은 것은 기회와 위협에 써내려가시면 됩니다.
각 항목들을 다 써내려 갔다면 이제 아까 말씀드린 4가지, SO,ST,WO,WT 전략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지금 4가지 전략을 고민해 보시고, 각 항목에 적합한 전략으로 SWOT 분석 매트릭스를 완성해 보시길 권합니다.
해보셨다면 여러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크게 두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첫째, 내부요인(강점.약점)과 외부요인(기회.위협)을 구분하는 것 이구요. 둘째, 지금 도출한 전략이 SO,ST,WO,WT 전략 중에 어디에 들어가는게 맞는지 애매 하다는 것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통제가능성이라는 기준을 통해 해답을 드렸습니다. 두 번째 문제를 답하기 전에 먼저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대체 왜 4가지 전략으로 나누어서 구분해야 하나요?”
혹시 여기에 답해주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여기에 대한 답은 ‘빈칸이 4개이니까’ 입니다. 매트릭스 모양에 맞춰서 빈칸을 채워넣다보니 4가지 전략이 나와야만 하는 것이죠.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별 생각없이 계속 이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매트릭스를 활용하는게 아니라, 매트릭스를 모두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목적 자체가 SWOT 분석 페이지를 만들어서 보여주려는 용도가 아니라면, SWOT 분석에 의존하여 전략을 도출한다는 것은 그다지 생산적인 작업이 아닙니다. 단순한 몇가지 요소에 의해 프레이밍 되어 있는 도표에 생각을 끼워맞추는 행위가 창의적 전략도출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SWOT 분석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매트릭스의 빈칸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활용입니다. SWOT 분석을 해야한다면 강점과 기회를 극대화 시키는 SO 전략, 그리고 약점과 위협요인을 희석할 수 있는 WT 전략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 부분은 과감하게 버리셔도 좋습니다.
SO 전략과 WT 전략 중에서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WT 전략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세요. 좋은 전략의 핵심은 바로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기회요인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단 한번이라도 사랑하는 대상의 단점이 비교적 적다는 이유로 사랑해 보신 적이 있나요? 단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덜 나쁜 상품.서비스로 고객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 수 있을까요?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는 평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덜 나쁜 상품.서비스가 아니라, 어떤 특정한 면에서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세요. 성공은 결코 무난함과 그저그런 정규분포의 중앙값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SWOT 분석은 매트릭스가 가지고 있는 속성과 프레임 자체가 평범한 전략을 지향 할 수 밖에 없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강점, 약점, 기회, 위협으로 분류한 4가지 전략에 맞춰 각각의 영역을 평균적인 수준으로 맞추도록 결론이 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식의 산술평균적인 전략으로는 동일화의 영역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SWOT 분석의 항목별 기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강점과 약점, 과연 이 강점과 약점은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게 되는 것일까요? 바로 경쟁사 입니다. 강점과 약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경쟁사 대비) 강점, (경쟁사 대비) 약점”
경쟁사와 비교한 우리의 상대적 강점과 약점이 전략적으로 중요할까요? 만약 마케팅 전략의 목적이 경쟁사를 이기는 것이라면 SWOT 분석과 이를 통한 전략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경쟁사를 이기는 것이 마케팅의 목표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경쟁사를 이기는 것이 표면적인 현상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 자체가 본질적인 목표가 된다면 마케팅이 출발점과 목적지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SWOT라는 틀에 생각을 끼워넣지 마세요. 사실 누가 하더라도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수 밖에 없도록 이미 세팅이 되어있는 매트릭스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전략 매트릭스가 그렇습니다. 이런 류의 것들을 깊이 공부하느라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마시길 바랍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테슬라의 앨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베조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 과연 이들이 전략을 도출할 때 이런 식의 빈칸 채워넣기를 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사색과 토론을 하고 있을까요?
생각을 특정한 프레임 안에 가두기보다 자유롭게 토론하고 상상하세요. 틀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생각과 토론의 자유를 먼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이 우선순위 입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간단히 정리하는 용도로 가볍게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