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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브랜딩의 필요성

제조업은 왜 갈수록 어려워지는가? 


#제조업 브랜딩의 필요성

많은 기업들이 습관처럼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제조업 기반의 회사들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 심각한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요. 굳이 제조업 설비 가동율, 매출, 산업성장율 등의 경제지표를 언급하지 않아도 제조업에 대한 만만치 않은 현실은 명확합니다. 현실의 어려움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각종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제조업 기반으로 하고있는 회사들이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관점과 이에 따른 문제의 징후는 다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크게 몇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제조업이 각광받는 산업으로 불리던 시대의 모습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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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의 시대: 수요과잉, 대안없는 소비사회  

1867년,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이야기합니다. 막스베버 역시 '생산의 사회화'라는 개념을 통해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행사의 주체가 어느쪽이냐를 굉장히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당시 무언가를 제조를 할 수 있는 능력, 곧 생산수단 자체가 자본을 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때문에 특정한 개인(자본가)이 생산수단을 소유하게 된다면, 사회적 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창출한 공동의 산물이 자본가에 집중되게 됩니다.

따라서 자본가들의 잉여가치 독점에 따른 부의 불평등과 사회적 모순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자본주의의 모순은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습니다. ‘파괴적 혁신’,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한 조지프 슘페터, ‘21세기 자본론’의 토마 피케티 같은 학자들도 여전히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전체적인 수요하락이 가져올 자본주의 시장의 위기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들(마르크스, 막스베버)은 산업혁명이라는 역사적 변화와 사건을 보며 자본주의의 작동원리와 한계를 통해 발생되는 사회적 불평등(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부작용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사람들인데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제시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점의 핵심이 바로 ‘생산수단의 소유권’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제조업 기반의 회사를 누가 소유 하느냐가 자본과 부의 척도가 되는셈입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불평등의 단초를 생산수단에 초점을 맞춰 집요하게 파고든 것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수요와 공급입니다. 산업혁명 직후 전반적인 생산품에 대한 수요는 공급을 초과합니다. 소위 없어서 못파는 시대인 것입니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공급을 늘려도 수요를 충족 시키기는 턱없이 부족한 수요과잉의 시대인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시대에는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필요가 없습니다. 마르크스가 생산수단과 소유를 중요하게 봤던 것은 바로 위와 같이 언제나 수요는 공급을 초과한다는 전제로 성립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생산의 시대(1870-1930)라고 규정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 판매의 시대: 더 나은 기능이거나, 좀 더 저렴하거나...

생산의 시대에서 생산수단이 곧바로 자본으로 이어지는 생산의 마법을 확인한 자본가들은 너도나도 생산에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경쟁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필요하게 됩니다. 판매를 하려면 조금 더 저렴하게 만들거나, 조금 더 좋게 만들 필요성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판매의 시대(1930-1950)에 접어들게 되고, 이어 우리가 만든 조금 더 나은 상품, 조금 더 저렴한 상품을 경쟁사로 부터 구별해야할 필요성이 생기게 됩니다. 이제 곧 광고.홍보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는데요.

브랜드 이미지 전략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데이비드 오길비가 활동했던 시기(1948-1973)도 정확히 이 시기 입니다. 여기까지는 광고.홍보만 하면 상품은 저절로 판매가 되는 시기입니다. 광고.홍보가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시대인 것이죠. 이 시기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생활소비재는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게 됩니다. 고객들이 ‘필요한’ 상품.서비스는 이제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더 이상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만으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제는 고객들의 1차적 필요가 아닌 2차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시기로 접어듭니다. 다시말해 고객이 추가적으로 ‘원하는' 상품.서비스를 제공해야 거래가 이루어지는 풍요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죠.

# 차별화의 시대: 필요가 아닌 욕구를 충족하는 소비.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각종 산업에 도입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90년대 부터는 온라인이라는 개념과 포탈서비스가 대중적으로 보급 되면서 마케팅 전략의 범위와 범주가 확대되기 시작합니다. 점차 단순한 구별을 넘어선 차별화와 개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마케팅을 근간으로 한 상품.서비스들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상품의 기능적 측면보다는 정서적.상징적.사회적 가치가 강조되기 시작하고, 경제적 비용보다 시간적.심리적 비용 절감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 기법이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조짐은 상품의 유형성을 매개로 고객들에게 가치를 인지 시키는  그동안의 마케팅이 한계효용의 구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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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의 시대: 오직 나에 대해 묻기 시작하다. ‘나는 누구인가?’ 

드디어 유형성이 안고있는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무형성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산업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형의 산업, 즉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과 브랜드의 개념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서비스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 성숙해진 지금은 차별화라는 단어마저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차별화를 넘어 철저히 ‘자기다움’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추구하는 브랜드가 살아남는 ‘정체성의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는 기껏해야 최근 50년간 압축적으로 발생한 유래없는 역사적, 사회적 전환입니다. 지난 500년간의 변화보다 최근 50년간의 변화가 더욱 역동적이었다는 점에서 각 분야의 학자들은 이런저런 단어에 혁명을 붙여 나름의 방식으로 시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시장에서 경쟁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고, 고객들의 요구가 필요에서 욕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살펴봤는데요. 여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대를 거치면서 조금씩 변화되어 온 산업 내의 교섭력과 힘의 이동인데요.

[생산의 시대 -> 판매.효율성의 시대 -> 구별의 시대 -> 차별화의 시대 -> 정체성의 시대] 라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제조와 관련된 산업의 패러다임이 생산(제조)중심에서 수요(고객)중심으로 그 힘과 균형이 완전히 전환 되었다는 점입니다.

# 전혀 예상치 못한 경쟁자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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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제조업자) -> B2B 구매자(1차 고객) -> 소비자(2차 고객)” 

실제로 제조업자는 또다른 제조회사에 단순히 원자재를 납품을 하거나 OEM, ODM 등 다양하고 복잡한 거래관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경로를 위와 같이 단순 도식화하여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1990년대 이전, 마케팅 및 유통경로는 전형적인 일방통행입니다. 공급업자는 유통업자인 B2B 구매자에게 기한에 맞춰 납품을 하거나 종종 프로모션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강력한 대체체와 경쟁업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본연의 기능인 제조만을 충실하게 하면 수익은 저절로 창출이 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쟁자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우리의 1차 고객인 유통업자들이 되려 경쟁자가 되어버리는 상황입니다.

제조와 생산에 대한 산업이 성숙기에 이르자 단순히 유통을 하던 회사들도 이제 손쉽게 OEM을 통해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유통사들은 그동안 공급자인 제조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어깨너머로 해당 제조산업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은 최종소비자를 접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이들의 구매패턴과 행동, 소비특성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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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의 1차 고객이었던 유통업체는 직접 상품을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PB(Private Brand goods) 상품이라고 합니다. 유통업체의 PB상품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협상력의 우위가 제조회사에서 유통회사로 이전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유통회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직접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에 거래하고 있는 제조업체에 대한 협상력도 확보가 됩니다. 제조업체는 유통업체가 납품단가 인하등의 무리한 요구를 해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죠. 

경영전략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후방통합이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제조업체가 중간고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을 하게 되면 이것을 전방통합이라고 하는데, 전방통합은 아웃소싱이 용이한 후방통합에 비해 형태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본질적인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유통채널을 직접 구축한다는 것은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것과는 투입되는 자원과 규모가 현저하게 크기 때문입니다.

# 유통산업의 유연성, 제조업의 경직성

아주 쉽게 말하자면 결론적으로 제조업체에 비해 현재의 유통채널은 사회적으로 희소성이 있는 자원입니다. 유통채널은 단순한 판매경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홈쇼핑, 온라인 커머스, 오프라인 매장, 모바일 등 거의 모든 유통채널이 옴니채널을 표방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까다로운 고객접점의 최전선에서 다양한 트렌드와 욕구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초경쟁 비즈니스 환경에서 유통업체는 선제적 투자와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생존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고객지향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고, IT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역량을 통해 타 산업이 빠른시간에 모방하거나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진입장벽을 구축하게 된것입니다.

유통산업이 이렇게 진화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제조업은 중간고객이 보장해주는 매출, 다시말해 안전하게 느껴지는 펜스(실제로는 전혀 안전하지 않은) 안에 갇혀 전통적인 밀어내기 영업등, 푸시마케팅에 의존하며 변화의 물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이는 외부환경의 변화 속도보다 내부조직의 변화 속도가 현저하게 느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기존 성공방식에 대한 관성으로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경직된 전략을 고집스럽게 밀어 부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우연히 한번 예전의 방식이 통하는 경우에는 마치 고장난 시계로 하루에 두 번의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것과 같은 일을 ‘이것봐, 그래도 하니까 되잖아.’라는 말을 내심 속삭이는 듯합니다. 이런 속삭임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미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이제서야 조금씩 제조혁신을 외치며 스마트 팩토리, IOT 등의 융합을 이야기 하고 있는 제조업, 과연 지금의 방법들은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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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Push&Pull, 최종소비자를 공략하라. 

“공급자(제조업자) -> B2B 구매자(1차 고객) <-> 소비자(2차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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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이제 본원적인 비즈니스라고 간주했던 제조.생산의 영역을 넘어 최종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랜딩의 영역으로 업을 재정의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조업 브랜딩을 통해 고객과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도와 유연성을 확보.

최종 고객에 대한 마케팅과 브랜딩 활동은 시장과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와 ‘어떻게 만들것인가’라는 질문은 판매의 시대에 국한된 질문으로 전략적 유효기간이 지난 질문입니다. 차별화의 시대, 그리고 정체성의 시대에 맞는 질문은 바로 ‘우리는 왜 이것을 만들어야 하는가’, ‘고객은 왜 경쟁사가 아닌 우리의 브랜드를 경험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일 것입니다.

모든 산업 전반에 걸쳐 기능주의(Functionalism)적 요소가 가치를 인정받는 도입.성장기에서 점차 구성주의(Structuralism)적 접근을 통한 무형적 가치창출에 초점이 맞춰지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판매를 목적으로 한 ‘거래창출’에서, 관계형성을 통한 고유 ‘문화창조’가 가치확보를 위한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하며, 비즈니스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거래의 단계에서 이해와 공감을 수반한 문화적 관계를 전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의 가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회자되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논의는 구성주의적 움직임에 대한 증거입니다. 마케팅이 머리를 겨냥한다면, 브랜딩은 심장을 겨냥합니다. 마케팅이 구매해야 할 이유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증거와 약속을 공유하는 것입니ek.

제조업 분야의 기업들은 브랜딩은 커녕 기본적인 마케팅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소홀한 경우가 대부분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라도 안전(하게 느껴지는)팬스를 과감히 걷어 치우고 용기를 내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다만 답이 존재하는 현장은 더이상 공장이 아닌 시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2. 제조업 브랜딩을 통한 협상력 극대화.

최종소비자를 상대로 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브랜드의 인지도와 충성도를 쌓는 것은 중간고객인 유통업체들에 대한 협상력 확보와 나아가 협상을 주도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대안입니다. 제조업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 하여 중간고객인 1차 고객(유통업체)에 대한 협상력을 확보 하는 것을 풀마케팅(Pull-marketing)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1차고객을 상대로 푸시마케팅(Push-marketing), 최종소비자를 대상으로 풀마케팅(Pull-marketing)하며 B2B2C 전방위를 모두 압박하는 마케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양측에 대한 마케팅이 병행될 때 어느 한방향으로 소비와 유통에 병목이 생기지 않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유통채널에는 입점 되었으나,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는 경우, 또는 소비자는 구매의사가 있으나 구매채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경우, 유통채널 또는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대한 병목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유통채널의 협상력이 현저히 높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가 먼저 지명하여 찾는 지명구매상품으로 브랜딩 한다면 중간 고객에 대한 협상력이 극대화 됩니다.

농심 신라면, 동아제약 박카스, 오리온 초코파이 등이 이런 경우에 속합니다. 이렇게 제대로 브랜딩 되어 있는 상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은 오히려 중간 유통업체에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빌미로 추가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협상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조금 더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력을 발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다른 예로는 인브랜딩(Ingredient Branding)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제조업체의 특정 기술이나 재료등의 구성요소를 집중적으로 브랜딩 하는 것인데요. 고어텍스, 인텔, 시마노, 돌비, 브렘보 등의 브랜드들이 대표적입니다. 제조업체 자체적인 핵심역량을 통해 브랜딩 되어있는 구성요소가 1차 고객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물론 협상력의 원천은 최종소비자들이 이들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인지하고, 동시에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지불의사가 명확할 때 이루어 집니다.

여러분은 고어텍스 마크가 붙어있는 등산화와 그렇지 않은 등산화 중 어느쪽을 선택하시나요? 인텔 프로세스를 사용하는 노트북과 그렇지 않은 노트북 중에 무엇을 선호하시나요? 브렘보 브레이크와 일반 브레이크 중 어떤 쪽을 선택 하시겠습니까? 아직도 브랜딩은 제조업과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십니까?

3. 제조업 브랜딩을 통한 브랜드 자산창출과 지속가능성 확보.

브랜드 자산은 기본적으로 무형자산입니다. 하지만 기업가치 평가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형자산의 비중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입니다. 데이비드 아커는 브랜드 자산의 구성요소를 브랜드 충성도, 브랜드 인지도,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이미지로 정의 했는데요.

이러한 브랜드 자산을 통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 프리미엄, 기존 고객 Lock-in, 신규고객 유인의 효율성, 신제품의 시장진입 용이성, 비즈니스 다각화 및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레버리지, 지각된 위험 제거, 구매후 부조화 등을 감소 시킴으로써 고객에게 상품.서비스의 가치를 보다 선명하게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됩니다.

지금까지는 브랜드 자산이 비교적 상품.서비스와 외부고객에 대한 가치창출 관점에서 필요의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채, 경쟁환경에서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자산의 구성요소 중 가장 본질적인 필수항목은 바로 내부고객(직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브랜딩(Internal branding) 입니다. 자사의 내부 구성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브랜드 철학과 미션 등의 브랜드 준거기준이 외부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될 리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럴듯하고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브랜드로 고객을 속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점차 정보 비대칭성에서 투명성이 확보된 사회로 변화하면서 진정성이 있는 브랜드들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점은 고객을 속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미덕이 되고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죠.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순간적인 매출발생을 위해 실제보다 과장하거나, 교묘하게 고객을 속여 유인하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진정성있는 브랜드,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브랜드가 표방하는 가치가 내부구성원들에게 생소한 개념이나 갑작스런 이야기가 되어선 안됩니다. 평소 회사 내에서 충분히 공유되고 인지 되어있는 기존의 문화적 토대 위에 형성해야 하는 것이죠. 실효성 있는 브랜드 전략수립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조직의 철학, 미션등의 공감대 형성이 한순간에 기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내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브랜드의 힘을 강력합니다. 조직의 구성원 스스로가 갖게되는 자사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은 과업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게 되고 공통의 의사결정 준거점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업무, 또는 사소한 의사결정에 걸친 범위까지 전반적인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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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기업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하고 활용하느냐에 대한 의사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조직의 철학, 공동의 미션, 공통된 목적과 목표에 대한 공유는 그 자체로 이미 브랜드 자산입니다. 브랜딩은 결코 새로운 그 어떤 것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꺼내어 보고 그것을 구체화 시키는 과정 자체인 것이죠.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거창한 브랜드 전략, 멋들어진 형용수식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길목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 이것이 공감과 동료애로 드러날 수 있도록 헌신하는 일,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활동들이 각자에게 그리고 고객에게, 이웃과 사회를 통해, 무언가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바로 이런 일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바로 브랜딩입니다. 이제는 제조업도 브랜딩을 고민하고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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